1992/11/10

1992-11 대학수학능력시험 제7차 실험평가 언어영역(국어)

대학수학능력시험 제7차 실험평가 언어영역(국어)의 문제를 제공합니다.
본 자료는 교육과정평가원에서 출제하였으며,
고등학교 2학년 학생을 대상으로 1992년 11월 10일 (화)에 시행되었습니다.
대학수학능력시험 제7차 실험평가

언어영역(국어)

시행 : 1992.11.10(화)
대상 : 고등학교 2학년
출제 : 교육과정평가원

사진, 그림, 듣기파일 등은 빠져 있으며,
표, 밑줄 등은 원본과 다를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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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본 파일은 https://korea-test.tistory.com/에 있습니다.
1번부터 6번까지는 듣고 푸는 문제입니다. 방송을 잘 들으면서 문제지를 동시에 보아 가며 답을 하시기 바랍니다. 듣는 내용은 한 번만 들려 드립니다.
<물음> 어머니의 ‘참아라’라는 말이 뜻하는 바와 가장 거리가 먼 것은?

① 근신(謹愼)

② 포용(包容)

③ 아량(雅量)

④ 자제(自制)

⑤ 양보(讓步)

<물음> 이 어머니가 논점에서 벗어나는 방식으로 다툼을 끝내려고 할 때 쓰게 되는 말은?

① 느네는 텔레비전만 보니? 가서 책 좀 봐라!

② 아유 저것 좀 보라지. 누나가 좀 지면 안 되냐?

③ 가위 바위 보로 결정하면 될 걸, 왜들 그러니?

④ 누나가 본 다음에 동생이 보면 되잖니?

⑤ 동생은 아직 어리잖아? 누나가 참아야 되잖아?

<물음> 두 사람 간의 대화에서 이끌어 낼 수 없는 명제는?

① 언어는 끊임없이 변화한다.

② 언어는 말하는 이의 인격을 반영한다.

③ 언어의 변화와 사회의 변화는 상호 관련된다.

④ 언어의 변화는 가치 판단의 대상이 될 수 없다.

⑤ 우리는 언어 사용에 대해 상이한 태도를 가질 수 있다.

<물음> 이 대화에서 선생님이 학생의 주장에 대해 취한 태도를 가리키는 말로 가장 적당한 것은?

① 비판적

② 배타적

③ 포용적

④ 절충적

⑤ 선택적

<물음> 철호가 범하고 있는 논리적 오류는?

① 수긍하기 어려운 것을 전제해 버린 복합 질문

② 감정적인 판단을 개입시킨 주관적 단정

③ 관계 없는 자료를 근거로 행한 자의적 판단

④ 증명해 낼 수 없는 전제에서 도출된 결론

⑤ 공포감의 조성을 통한 상대방의 시인 유도

<물음> 이 시에서 추측할 수 없는 것은?

① 침향은 오래될수록 향기가 좋다.

② 침향이 잘 만들어지는 곳은 강물과 바다가 만나는 곳이다.

③ 침향을 만드는 사람들은 미래를 내다보는 통찰력이 있었다.

④ 침향을 만드는 것은 당장의 이익을 추구하기 위한 것이 아니다.

⑤ 침향을 통하여 선대와 후대의 정신적 교감이 가능하다.

이제 듣기 문제는 다 끝났습니다. 7번 문제부터는 읽고 답하는 문제입니다.
‘우리가 가꾸어 나가야 할 한국의 문화’라는 제목으로 설득력 있는 글을 쓰려고 한다. 구상 단계에서의 글쓰기 계획으로서 적절치 못한 것은?

① 우리가 제대로 가꾸지 못하고 있는 우리의 문화에는 어떤 것이 있는가를 살핀 다음에, 그것을 중심으로 논지를 펴 나간다.

② 자기 나라의 문화를 잘 가꾸어 나가고 있는 경우를 자세히 살펴본 다음에, 그렇지 못한 우리의 경우를 대비함으로써 논지를 펴 나간다.

③ 우리 문화의 특성을 충분히 설명한 다음에, 그것을 지키고 발전시키는 일이 우리에게 중요한 이유를 하나하나 개진함으로써 논지를 펴 나간다.

④ 우리 문화가 잘 보존·발전되고 있는 구체적인 사례를 제시한 다음에, 그 속에 담긴 주체적이고 애국적인 삶의 모습을 통해 논지를 펴 나간다.

⑤ 우리 문화를 가꾸는 일의 중요성과 경제 안정을 기하는 일의 중요성을 각기 강조한 다음에, 양자의 균형이 필요함을 주장하는 논지를 펴 나간다.

‘전쟁’이라는 소재를 하나의 일관된 기준으로 분류할 때 가장 합리적이고 자연스러운 분류는?

① 이념 전쟁
대리 전쟁
국지 전쟁

② 걸프 전쟁
국제 전쟁
세계 전쟁

③ 남북 전쟁
장미 전쟁
우주 전쟁

④ 종교 전쟁
자원 전쟁
인종 전쟁

⑤ 재래식 전쟁
핵 전쟁
무역 전쟁

다음과 같은 일화를 글의 서두에 두고 다양한 사고를 전개하였을 때, 결론의 자리에 올 수 있는 표현으로 자연스럽지 못한 것은?
유기점에서 외국인이 반들반들한 유기 요강을 하나 사다가, 운치 있게 닦아 놓고 이모저모로 생각하던 끝에, 꼭지 있는 밥주발로 써도 괜찮겠다 싶어, 한국인 친구를 초대한 자리에 밥을 담아 내 놓았다.

① 어둠은 광명을 내몰고 무지는 부끄러움을 내몬다.

② 문화의 이해는 실용의 수준을 한 차원 넘어서는 것이다.

③ 겉만 보지 말고 속을 이해하는 태도가 필요하다.

④ 남을 통해 내 부끄러움을 알아야 한다.

⑤ 서로 다른 문화를 이해하는 데는 유머 감각이 필요하다.

다음 글의 밑줄 친 부분을 이 문장 전체의 흐름에 맞도록 간명하게 고쳤을 때, 가장 적합한 것은?
시행착오란 새로운 문제 또는 어려운 문제가 주어졌을 때, 그것을 해결하기 위하여 처음에는 A의 방법을 써 보고, 그것이 실패로 돌아가면 B의 방법을 쓰고, 다시 실패하면 또 다른 방법을 시도해 보다가 마침내는 문제의 해결에 도달하는 일을 말한다.

① 잘못된 시행을 인지함으로써

② 시도와 실패를 반복하다가

③ 3회 정도의 실패 경험 이후

④ 인내와 도전에 의해

⑤ 모든 방법론을 검토함으로써

다음 문장 속의 밑줄 친 어휘의 선택이 가장 적절하고 자연스러운 것은?

① 돈은 사람이 사는 데 반드시 있어야 할 불가피한 요소이지만 그 획득의 방법이 타당하고 도덕적이어야 한다.

② 같은 현상을 보는 데도 이처럼 젊은이와 기성 세대의 시각이 크게 다르다는 점에서 우리 사회의 세대 차별을 실감한다.

③ 국가 개념의 단절에 빙자하여 문학사의 단절을 이야기하는 것은 설득력을 얻기가 어렵다.

④ 서양의 여러 나라가 다른 나라에서 발생한 기독교를 받아들였다고 해서 이들을 모방적이라고 하기는 곤란하다.

⑤ 사회가 각박해지는 현상은 사람의 심리에 그대로 반추되고, 다시 그것은 음성을 수단으로 하여 나타난다.

다음 중 묘사하고자 하는 대상 속에 글쓴이의 감정이 가장 강하게 이입되어 있는 표현은?

① 법당 뒤편으로는 사철나무들이 크게 자라 이미 퇴락한 암자를 알맞게 가리고 있었다.

② 언덕배기 위에 혼자 서 있는 키 작은 단풍나무는 주위의 온갖 들꽃들이 토해내는 향기로 열에 달떠 있었다.

③ 뉘엿뉘엿 넘어가는 석양에 먼 봉우리는 자주빛이 되어 가고, 그 자주빛에 되비치어 하늘까지 불그레하다.

④ 산마루에서 내려다 본 북촌 일대는 기와집, 초가집 할 것 없이 새하얀 눈에 덮여 한결 나즈막해진 모습이었다.

⑤ 그녀의 판소리 가락에 따라 깨끗한 옥색 저고리의 동정이 파르르 떨리며 치마 주름이 잘게 물결쳤다.

다음에서 주장을 이끌어 내는 논리가 나머지 넷과 다른 것은?

① 그 독재자가 인간을 사랑한다면 지구가 거꾸로 돌지. 지구가 거꾸로 돌 리는 없으니 그 독재자가 그럴 리가 없지.

② 우리 한국은 앞으로도 발전한다. 대체로 역경 속에서 발전해 왔던 나라치고 갑자기 발전을 멈춘 나라는 없으니까.

③ 영희는 이 반지를 틀림없이 싫어할 것이다. 영희는 반짝이지 않은 것은 무엇이든 싫어하는데 이것은 반짝이지 않으니까.

④ 여기에 틀림없이 물이 있다. 여기에 식물이 자라고 있는데 물 없이는 식물이 자랄 리가 없을 테니까.

⑤ 그 사람이 기도하지 않은 날은 하루도 없었다. 왜냐하면 곤경에 처할 때마다 그는 언제나 기도를 하는데 그가 곤경에 처하지 않은 날은 하루도 없었으니까.

인간에 대한 전통적 정의의 하나인 ‘인간은 이성적 동물이다’가 논리적으로 만족스러운 정의일 수 있는가에 대해 제기된 다음의 비판적 의문 중에서 적절하지 못한 것은?

① 이성적이면 로보트도 인간일 수 있는가?

② 인간을 동물로 분류할 수 있는가?

③ 어떤 동물도 이성적이면 인간일 수 있는가?

④ ‘이성적’의 의미가 과연 명확한가?

⑤ 이성적으로 행동하지 않으면 인간일 수 없는가?

[15~17]
다음 글을 읽고 물음에 답하십시오.
성격이 활달한 내 친구 철수는 늘 자기의 아버지가 너무 보수적이라고 불평한다. 그래서 나는 곰곰 생각해 봤다. 먼저 철수 아버지의 직업이 의사이고, 의사는 안정된 직업이므로 철수 말대로 보수적일 가능성이 높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러나 의사도 다른 의사가 아닌 정신과 의사가 아닌가? 그리고 온갖 다양한 사람들의 마음의 소리를 듣고 치료를 행하는 정신과 의사는 진보적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그런데 철수네가 전통을 중시하는 집안이라는 생각이 내 판단을 붙들었다. 더구나 철수 아버지는 그 보수적 집안의 장손이 아닌가? 어떻게 판단해야 할지 망설이고 있는데, 그의 아버지가 어릴 때부터 철학 서적에 탐닉했으며 지금도 틈만 나면 철학책을 읽고 토론하기를 좋아한다는 데에 생각이 미치자 나는 철수 아버지가 진보적이지는 않을지 몰라도 적어도 보수적이지는 않은 개방적인 인사일 것이라는 판단을 내렸다.
그럼, 그토록 진실한 철수가 거짓말을 하고 있단 말인가. 아버지를 가리켜 보수적이라고 말하지 않는 아들들이 드물다는 것은 나 자신을 돌이켜 봐도 분명하긴 하지만, 철수가 나보다 훨씬 가까이서 오랫동안 자기 아버지를 관찰했을 것이 아닌가? 그렇다면 철수 아버지는 보수, 진보의 어느 쪽인가?
윗글 중의 ‘내’가 받아들이고 있는 생각이라고 볼 수 없는 것은?

① 의사는 대체로 보수적이다.

② 정신과 의사는 대체로 진보적이다.

③ 전통을 중시하는 집안의 장손은 대체로 보수적이다.

④ 철학책을 즐겨 읽는 이는 보수적이라고 하기 어렵다.

⑤ 아들은 대체로 그 아버지보다 보수적이 아니다.

윗글에서 철수 아버지에 대한 ‘나’의 최종적인 결론은 무엇인가?

① 보수적이다.

② 개방적이다.

③ 보수적이면서 개방적이다.

④ 보수적이지도 개방적이지도 않다.

⑤ 판단하기엔 아직 이르다.

윗글에서는 ‘보수’와 ‘진보’ 사이에 ‘개방’이라는 중간항을 두고 있다. 이와 같이 중간항이 허용되는 대비는?

① 비 : 소나기

② 유죄 : 무죄

③ 차다 : 뜨겁다

④ 여자 : 인간

⑤ 자유 : 평등

[18~22]
다음 글을 읽고 물음에 답하십시오.
내가 이를 테니 잠깐 들어 보시오. 일개 한토(一個寒兎) 그대 신세 삼춘 구추(三春九秋)를 다 지내고 대한 엄동(大寒嚴冬) 설한풍에 만학에 눈 쌓이고 천봉에 바람이 치워 초목실(草木實) 없어질 제, 어둑한 바위 밑에 고픈 배 틀어쥐고 발바닥만 할짝할짝 던진 듯이 않은 거동 초회왕(楚懷王)의 원혼이오, 일월고초(日月苦楚) 북해상(北海桑) 소중랑(蘇中郞)의 원혼이오. 거의 주려 죽은 토끼 새우등 구부리고 삼동 고생을 겨우 지내 벽도홍행(碧桃紅杏) 춘일월에 주린 구복(口腹)을 채우랴고 심산중곡을 찾고 찾아 이리저리 지낼 적에, 골골이 묻힌 건 목달개 음찰기요 봉봉이 섰는 건 매 받는 응주(鷹主)로다. 목달개 채이면은 결향치사(結項致死) 대랑대랑, 제수(祭需) 고기가 될 것이요. 청천에 떴는 건 토끼 대가리 덮치려고 우그리고 드는 수리 기슭으로 휘여 들어, 물이꾼 사냥개 음산골로 기어 올라 퍼긋퍼긋 뛰어 갈 제, 토끼 놀라 호도독 호도독. ㉡수월자 매 놓아라. 해동청 보라매 방울 떨쳐 쭉지 끼고 수루루루루루 그대 귓전을 양발로 당그랗게 집어다가 꼬부랑한 주둥이로 양미간 골치 대목을 꽉꽉꽉. ㉢허 그 분 방정맞은 소리 말래도 점점 더 하는데. ( ⓐ ) 산중턱으로 돌지. 중력으로 돌면 송하(松下)에 숨은 포수 오는 토끼 놓으려고 불 차리는 도포수(都砲手)가 풀감투 푸삼을 입고 왜물 조총 화약 답사실을 얼른 얹어 반달 같은 방아쇠 고추 같은 불을 얹어 한 눈 찡그리고 반만 일어서 닫는 토끼 찡그려 보고 꾸르르르르르 탕. 허 그 분 방정맞은 소리 말래도 점점 더 하는군. ( ⓑ ) 훤한 들로 내리지. ㉣들로 내리면 초동목수 아이들이 몽둥이 들어메고 쫓는 양은 선술 먹은 초군이요, 그대 간장 생각하니 백등칠일곤궁(白登七日困窮) 한태조(漢太祖) 간장이요, 적벽강상화진중(赤壁江上火陣中) 조맹덕 정신이라. 거의 주려 죽을 토끼 층암 절벽 석간(石間) 틈으로 기운 없이 올라갈 제, 짜른 꼬리를 샅에 껴 요리 깡창 조리 깡창 접동 뛰놀 제, ⓒ(    ) 밑궁기 조총 놓으니 그 아니 팔난(八難)인가. ㉤팔난 세상(八難世上) 나는 싫네. 조생모사(朝生暮死) 자네 신세 한가하다고 뉘 이르며, 무슨 정으로 유산(遊山) 무슨 정으로 완월(翫月). 아까 안기생 적송자 종아리 때렸다는 그런 거짓부렁이를 뉘 앞에 내놓습나.
※ 초회왕의 원혼 : 중국 초나라 회왕이 무관에 간헀던 고사
소중랑의 원혼 : 중국 한나라 소무가 흉노에게 사신 갔다 억류된 고사
목달개 : 올가미
음찰기 : 덫
음산골 : 그늘진 골짜기
수월자 : 본디는 ‘수할치’, 매사냥을 하는 사람
백동칠일곤궁 : 한태조가 백등에서 흉노에게 포위되었던 일
적벽강상화진중 : 조조가 적벽에서 화공을 당해 패한 고사
㉠~㉤ 중 토끼나 자라가 아닌 제3자의 말을 대신하고 있는 것은?

① ㉠

② ㉡

③ ㉢

④ ㉣

⑤ ㉤

윗글의 문맥상 ⓐ와 ⓑ에 공통적으로 들어갈 수 있는 것은?

① 나하고 무슨 원수였소?

② 당신이나 당해 보시오.

③ 사궐 사람이 못 되는군.

④ 그러면 속을 줄 아나요?

⑤ 그러면 누가 거기 있겠대요?

ⓒ를 대구(對句)로 된 표현으로 완성할 때, (    )에 들어갈 적당한 표현이 아닌 것은?

① 목구멍 침 마르고

② 목구멍 톱질하고

③ 목구멍 풀칠하고

④ 코궁기 단내 나고

⑤ 코궁기 쓴내 나고

윗글에서 토끼가 처한 상황을 나타내는 말로 적당하지 않은 것은?

① 설상가상(雪上加霜)

② 점입가경(漸入佳境)

③ 진퇴유곡(進退維谷)

④ 고립무원(孤立無援)

⑤ 사면초가(四面楚歌)

윗글에 대한 설명으로 맞지 않는 것은?

① 자라는 토끼가 현실적으로 처해 있는 위험을 이용하고 있다.

② 자라는 토끼의 마음을 흔들어 놓기 위해 공격적 표현을 쓰고 있다.

③ 토끼는 긴박한 상황을 타개해 나가는 능력을 보이고 있다.

④ 세부적 사실들의 구체적 열거를 통해 역동성을 얻고 있다.

⑤ 판소리로 부를 때에는 빠른 박자로 불러야 제 격이다.

[23~27]
다음에 제시된 이효석의 단편 소설 「일요일」의 서두 (가)와 결말 (나)를 읽고 물음에 답하십시오.
(가)
십이월의 마지막 가는 날이건만 날씨는 푸근해서 외투가 휘답답할 지경이다. 땅은 질고 전차는 만원이다. 시민들은 언제나 일요일의 가치를 잊지를 않는다. 평일을 바쁘게 지냈든 놀면서 지냈든 일요일에는 일요일대로의 휴식의 습관을 가짐이 시민 생활의 특권이라는 듯도 하다. 그건 당연할 수도 있다. 치장들도 하고 어딘지 없이 즐거운 표정들로 각각 마음먹은 방향으로 향한다. 전차 속의 공기가 불결하고 포도 위의 군중이 답답하다고 해도 그것은 누구의 허물도 아닌 것이다. 준보는 관대한 심정으로 ㉠차 속 한 구석에서 원고를 펴들고 있었다. ㉡붓을 떼자마자 가지고 나온 까닭에 그의 성미로서도 어쩌는 수 없는 노릇이었다. 체면 불고하고 ㉢한 손에 붓을 쥔 채 내려 썼다.
연애 사건에서 취재한 소설이었다. 두 사람의 연애에 대해 세상이 얼마나 무지하고 부질없는 번설을 일삼았던가. 그런 상식과 악의에 대한 항의, 사랑의 자유 의지의 옹호 — 그것이 이야기의 테마였다. 어지러운 소문과 비방에도 불구하고 두 사람의 뜻은 더욱 굳어가서 드디어 결혼을 결의하게 되었다는 것, 여주인공이 잠시 여행을 떠나게 되었을 때 마치 육체의 일부분을 베어나 내는 듯 남주인공의 마음은 피가 돋아날 지경으로 아팠다는 것을 장식 없이 순박하게 기록한 한 편이었다. 세상에 사랑을 표현하는 말은 천마디 만 마디 되고 준보는 기왕에 사랑의 소설을 많이도 써왔지만 ⓐ그 한 편같이 진실한 것은 드물었다고 스스로 생각했다. 그런 문학적인 자신이 그 날의 만족을 한 결 더해 준 것도 사실이었다.
우체국에서 ㉤서류 우편으로 원고를 부치고 나니 무거운 짐이나 내려놓은 듯 마음은 상쾌하다. 다음 일이 생길 때까지 당분간 편하게 쉬고 조바심하지 않아도 좋다는 기대가 한꺼번에 마음을 풀어준 것이다. 가벼운 마음에서 거리는 어느 때보다도 즐거운 것으로 보인다. 땅 위에 벌어진 잔치다. 그 어디서인지 사람들의 웃음소리가 들려 온다.
(나)
아이들은 우유를 마시고 나더니 그림책을 들척거리고 색종이와 가위를 내서 수공을 시작하고 하는 것이었다.
밝은 등불 아래에서 재깔거리는 그 무심한 양을 바라보면서 책상 앞에 우두커니 앉아 있는 준보에게는 ⓑ낮에 거리에서 느낀 행복감과는 또 다른 행복감이 유연히 솟아 올랐다. 어른들 세상의 행복이 아니라 아이들 세상의 행복이었다. 어린 혼들의 자라가는 모습을 바라보는 데서 오는 맑은 행복감이었다. 흠없고 무욕하고 깨끗한 행복감이었다. 어느 결엔지 마음은 따뜻하게 녹아지면서 차차 그 어린 세상 속에 화해 들어감을 느꼈다.
‘옳지! 이것을 쓰자. 아이들의 소설을 쓰자. 어린것들의 자라가는 모습을 그리자!’
책상 위에는 원고지와 펜이 놓였다. 때묻지 않은 하이얀 원고지가 등불을 받아 눈같이 희고 눈부시다.
(가) (나)에서 주인공(준보)이 타인들에 대해 취하고 있는 태도를 바르게 지적한 것은?

① 대체로 무관심하다.

② 우월감을 갖고 냉소적으로 본다.

③ 너그럽게 수용하고 있다.

④ 능동적으로 동일화를 피하였다.

⑤ 끊임없이 갈등을 확인하고 있다.

(가)의 내용에 포함되어 있지 않은 것은?

① 창작의 고통

② 작품의 내용

③ 소설의 평가

④ 퇴고의 과정

⑤ 독자의 반응

㉠~㉤ 중, 시간상으로 가장 먼저 이루어진 행위는?

① ㉠

② ㉡

③ ㉢

④ ㉣

⑤ ㉤

ⓐ를 독백으로 바꾸었을 경우, 가장 적합한 것은?

① 글쎄, 이번에는 제대로 꽃을 피울 것 같은데.

② 암, 나야말로 자타가 공인하는 일류 작가거든.

③ 세상에 자기 자식 이뻐하지 않는 사람도 있나.

④ 황소가 쥐잡기 식으로 괜찮은 것 쓸 때도 있지.

⑤ 쳤다 하면 안타요, 썼다 하면 걸작이지.

ⓑ를 가장 잘 나타내 준 구절을 (가)의 마지막 문단에서 찾는다면?

① 마음을 상쾌하다

② 조바심하지 않아도 좋다는 기대

③ 가벼운 마음

④ 땅 위에 벌어진 잔치다

⑤ 웃음 소리가 들려 온다

[28~32]
다음 시들을 읽고 물음에 답하시오.
(가)
유리에 차고 슬픈 것이 어른거린다.
열없이 붙어서서 입김을 흐리우니
길들은 양 언 날개를 파닥거린다.
지우고 보고 지우고 보아도
새까만 밤이 밀려나가고 밀려와 부딪히고
물 먹은 ⓐ이, 반짝, 보석처럼 박힌다.
밤에 홀로 유리를 닦는 것은
외로운 황홀한 심사이어니,
고운 폐혈관이 찢어진 채로
아아, 너는 ⓑ山새처럼 날아갔구나!
(나)
산이 저문다.
노을이 잠긴다.
저녁 밥상에 애기가 없다.
애가 앉던 방석에 한 쌍의 은수저
은수저 끝에 눈물이 고인다.
한 밤중에 바람이 분다.
바람 속에서 애기가 웃는다.
애기는 방 속을 들여다본다.
들창을 열었다 다시 닫는다.
먼 들길을 애기가 간다.
맨발 벗은 애기가 울면서 간다.
불러도 대답이 없다.
그림자마저 아른거린다.
(가) (나)는 자식을 잃은 슬픔을 노래한 시이다. ⓐ~ⓔ 중 죽은 아이의 영상과 무관한 것은?

① ⓐ

② ⓑ

③ ⓒ

④ ⓓ

⑤ ⓔ

(가)의 표현상 특징을 바르게 지적한 것은?

① 사실에 바탕을 둔 묘사를 하고 있다.

② 감상적 정조를 절제하여 표현하고 있다.

③ 관념적인 어구를 많이 사용하고 있다.

④ 시상을 논리적으로 전개하고 있다.

⑤ 단순하고 소박한 정취를 자아내고 있다.

㉠과 같은 표현 방법을 구사한 예가 아닌 것은?

① 모란이 피기까지는
나는 아직 기다리고 있을 테요
찬란한 슬픔의 봄을

② 괴로웠던 사나이
행복한 예수 그리스도에게처럼
십자가가 허락된다면

③ 이제 봄날은 가고
황홀한 재앙의 시간도
오래지 않으리

④ 깊이깊이 새겨지는 네 이름 위에
네 이름의 외로운 눈부심 위에
살아오는 삶의 아픔

⑤ 사람들은
그리움을 가득 담은 편지 위에
애정의 핀을 꽂고 돌아들 간다

㉡과 가장 가까운 의미를 담은 시행을 (가)에서 찾는다면?

① 유리에 차고 슬픈 것이 어른거린다

② 지우고 보고 지우고 보아도

③ 새까만 밤이 밀려나가고 밀려와 부딪히고

④ 물 먹은 별이, 반짝, 보석처럼 박힌다

⑤ 고운 폐혈관이 찢어진 채로

위의 시들을 읽고 나올 수 있는 반응으로 적절하지 않은 것은?

① 혈육의 정은 끊을래야 끊을 수 없다.

② 과거의 아픈 추억도 아름답게 승화될 수 있다.

③ 인생을 살아가는 과정은 죽음과의 투쟁과도 같다.

④ 사랑하는 대상이 사라졌을 때 한없는 비애를 느낀다.

⑤ 자신의 정서가 구체적인 사물을 통해 표현될 때 절실한 느낌을 준다.

[33~37]
다음 글을 읽고 물음에 답하십시오.
(가)
며칠 전 거리에서 우연히 한 청년을 만났다. 그는 나를 반기어 다방으로 끌어다 놓고, 이 이야기 저 이야기 하면 끝에 돌연히 충고하여, “병환이 그러시니만치 돌아가시기 전에 얼른 걸작을 쓰셔야지요?” 하고는 껄껄 웃는 것이었다.
(나)
나는 ㉠못 들은 척하고 옆에 놓인 얼음 냉수를 들어 쭉 마셨다. 왜냐하면 그는 귀여운 정도를 넘을 만큼 그렇게 자만스러운 인물이었기 때문이다. 남을 충고함으로써 뒤로 자기 자신을 높이고, 거기에서 어떤 만족을 느끼는 그런 부류의 사람이었던 까닭이다.
얼마 지난 뒤에야 나는 입을 열어 물론 나의 병이 쉬이 나을 것은 아니나, 어쩌면 성한 그대보다 좀더 오래 살는지 모른다. 그리고 성한 그대보다 좀더 오래 살 수 있는 이것이 결국 나의 병일는지 모른다고 하고, 그러니 “그대도 자신의 생활을 게을리 하지 마시고 성실히 사시기 바랍니다.” 하였다.
(다)
그리고 보니, ‘유정이! 너도 어지간히 사람은 버렸구나.’ 기운없이 고개를 숙였을 때 무거운 고독과 아울러 슬픔이 등뒤로 내려침을 느꼈다. 그러나 나는 아직 ㉡버리지 않았다.
(라)
작년 봄 내가 달포 남짓 몸이 앓았을 때 의사를 찾아가니, 그 의사의 말이 “돌아오는 가을을 넘기기가 어렵다.”하였다. 말하자면 요양을 잘 하더라도 위험하다는 눈치였다. 그러나 나는 술을 마음껏 마셨다. 연일 주야로 원고와 다투었다. 이러고도 그 가을을 무사히 넘기고 그 다음 가을, 즉 올 가을을 앞에 두고 이렇게 기다리고 있는 것이다. 과학도 얼마만치는 농담임을 알았다.
(마)
가만히 생각하면 나의 몸을 좌우할 수 있는 것은 다만 그 길이다. 그리고 그 길이라야만 나는 온순히 그 앞에 머리를 숙일 것이다.
요즘에 나는 헤매던 그 길을 바로 들었다. 다시 말하면 예전에 잃은 줄로 알고 헤매고 있던 나는 요즘에 와서야 비로소 ㉢나를 위하여 따로 한 길이 옆에 놓여 있음을 알았다. 그 길이 얼마나 멀는지 나는 모른다. 다만 한 가지 내가 그 길을 완전히 걷는 날 그 날까지는 나의 몸과 생명이 결코 꺾임이 없을 것을 굳게 굳게 믿는 바이다.
㉠의 행동에 내재된 필자의 정서는?

① 불쾌감

② 부끄러움

③ 증오심

④ 고독

⑤ 슬픔

‘버리다’의 의미가 ㉡와 같이 쓰인 것은?

① 쓰레기는 용도와 재질에 따라 분리하여 버려야 한다.

② 난 죽을 때까지 그림 그리는 일만은 버리지 않을 거요.

③ 어린 애에게 그런 것을 가르치다니, 애를 버릴 작정이요?

④ 목숨을 버리는 것은 삶을 적극적으로 개척하는 자세가 아니오.

⑤ 남을 멸시하는 악습을 버리지 않는 한 출세하기는 힘들게다.

㉢과 같은 자각에 이르는 데 필요한 직접적인 전제는?

① 나에게는 자만심이 없다.

② 앞으로 걸작을 쓸 수 있다.

③ 앞으로도 오래 살 가망이 있다.

④ 과학도 치밀하지 못한 경우가 있다.

⑤ 삶은 스스로의 노력 여부에 달렸다.

필자의 자기 성찰이 잘 나타난 문단끼리 묶은 것은?

① (가)와 (나)

② (가)와 (마)

③ (나)와 (다)

④ (다)와 (라)

⑤ (다)와 (마)

윗글의 필자가 지향하는 삶의 자세와 유사한 것은?

① 신은 용기 있는 자를 결코 버리지 않는다.

② 오 신이여, 자비를 베푸소서, 나의 눈물을 씻어 주소서.

③ 나와 세상에 절망함으로써 우리는 한갓된 일상성에서 벗어나게 된다.

④ 지금 눈 내리고
매화 향기 홀로 아득하니
내 여기 가난한 노래의 씨를 뿌려라.

⑤ 이 비 그치면
내 마음 강나루 긴 언덕에
서러운 풀빛이 짙어 오것다.

[38~43]
다음 글을 읽고 물음에 답하십시오.
윤리와 논리의 관련에 있어서 우리가 반드시 새겨보아야 할 한 가지 중요한 점은 논리에는 윤리적으로 큰 의미가 함축되어 있다는 사실이다. 다시 말하면 우리가 알게 모르게 범하는 비윤리적 행위는 상당 부분 우리가 비논리적 사고를 하고 있기 때문이며, 이런 의미에서 우리가 보다 논리적으로 생각할 경우 상당한 정도로 윤리적인 행동을 하게 되리라는 것이다.
논리의 가장 중요한 요소의 하나는 앞뒤가 ㉠모순이 없는 일관성(一貫性)을 유지하는 것이다. 그런데 우리가 가장 소중히 여기는 가치들은 우리의 신념으로 표현될 수도, 행위를 통해 나타날 수도 있는데, 일관성은 이러한 신념과 행위들 간의 관계에 적용될 수 있는 것이다. 다시 말하면 신념들 상호 관계 혹은 신념과 행위의 상호 관계 혹은 행위들 상호 관계의 일관성이 문제될 수 있다. 논리에 대한 연구는 이와 같이 신념과 행위의 일관성을 파악하는 데 도움을 주며 비일관성에 대한 예민한 감각을 길러주게 되는 것이다.
이러한 일관성에 대한 감각은 결국 우리의 삶 전반의 통일성에 대한 감각이며, 우리의 인격 구조의 통합성에 대한 감각이기도 하다. 특히 우리의 일상적인 도덕 의식을 반성해 볼 때 이러한 일관성, 통일성, 통합성의 결여는 심각한 현상이 아닐 수 없다. 언어와 행위의 불일치, 관념의 질서와 행동의 질서의 이원성, 겉 다르고 속 다른 것 등은 우리의 도덕 의식의 이중성 내지 위선성을 말해 주고 있다. 일관성에 대한 무감각은 우리 속에 내재하는 ㉡지킬 박사와 하이드라는 두 얼굴의 갈등에 대한 무감각을 의미한다.
통일된 삶을 영위하고자 하는 사람, 다시 말하면 자신의 생각과 행위가 일관성을 갖기를 바라는 사람은 그의 생활의 다른 부분과 양립할 수 없는 행위를 하는 데 대해서 저항을 느끼게 된다. 사실상 그러한 사람은 그의 정상적인 행동 체계로부터 이탈하는 것으로 인해 고통을 느끼고 충격을 받게 될 것이다. 그러한 저항과 고통을 느끼는 어린이는 칼을 쓸 때 다치지 않도록 하라는 주의를 되풀이할 필요가 없듯이, 거짓말을 하지 말라고 타이르는 일을 부모가 되풀이할 필요가 없을 것이다.
그러나 일관성을 중시하고 통합성을 유지한다고 해서 지나치게 원칙에만 집착해서 고지식하게 행동해야 한다는 말은 아니다. 도덕 생활의 복잡성은 때때로 우리로 하여금 보다 더 나은 결과를 위해 원칙의 위반이 불가피한 경우, 곧 원칙에 대한 예외적인 경우가 있다는 점에 주목하게 한다. 또한 그것이 정당한 예외일 경우 이로 인해 우리의 삶과 인격이 통합성을 잃게 되거나 비일관적인 것이 되지 않는다는 감각을 갖게 되는 것이다.
그런데 윤리에서 논리를 강조한다고 해서 모든 윤리적 문제가 논리적 문제로 환원될 수 있다는 주장으로 오해되어서는 안 될 것이다. 우리가 어린이들에게 추론하는 것을 가르치라고 권장하는 것은 도덕적인 문제가 모두 그리고 쉽사리 논리적 분석이 이루어질 수 있는 위장된 논리적 문제에 불과하다고 믿기 때문이 아니다. 우리가 중요하다고 생각하는 것은 어른들이 어린이로 하여금 그들 삶의 구조를 일관된 체계로 구성하게끔 권장하고, 어린이들이 생각이나 행동이 서로 모순되거나 일관성이 없다든지 양립 불가능하다는 것 등을 판단해서 그것을 피하게 하는 일이다.
윗글의 제목으로 가장 적절한 것은?

① 논리와 윤리의 대응 관계

② 윤리에 있어서 논리의 중요성

③ 인격의 통합성과 논리

④ 논리적 일관성의 중요함

⑤ 인격의 이중 구조

윗글이 주장하는 것과 거리가 먼 것은?

① 논리적으로 사고하면 윤리 문제는 해결된다.

② 논리적 사고가 없이는 도덕 판단을 하기가 어렵다.

③ 언행의 불일치도 일관성의 결여로 볼 수 있다.

④ 비윤리적 행위의 일부는 비논리적 사고에 기인한다.

⑤ 도덕적 삶에서 인격의 통합성은 중요한 의미를 갖는다.

㉠과 가장 가까운 표현은?

① 좋은 것이 좋다.

② 춥지도 덥지도 않다.

③ 비가 올 듯 말 듯 하다.

④ 죽어도 죽는 것이 아니다.

⑤ 인간이면서 동시에 비인간일 수는 없다.

윗글로 미루어, 도덕 생활에 있어 일관성이 결여된 행동인 것은?

① 도둑에게는 거짓말을 한다.

② 남의 부모도 자신의 부모처럼 섬긴다.

③ 어머니의 병 간호를 위해 친구와 약속을 어긴다.

④ 공직자가 친소(親疎)에 따라 일을 처리한다.

⑤ 희생을 무릅쓰고 의리를 지킨다.

㉡이 상징하는 것과 거리가 먼 것은?

① 분열된 자아

② 인격의 이중성

③ 위선적인 인간

④ 갈등에 대한 무감각

⑤ 표리부동한 사람

윗글로 미루어, 논리적 사고와 더불어 올바른 도덕 생활을 위해 요구되는 사항이 아닌 것은?

① 이해 타산에 민감한 판단

② 사실에 대한 폭넓은 지식

③ 유혹을 이기는 단련된 의지

④ 인간에 대한 깊은 이해

⑤ 도덕 원칙에 대한 바른 이해

[44~49]
다음 글을 읽고 물음에 답하십시오.
현대 문명에서 가장 광범위하고 심각한 분열이자, 또한 상호간의 상충과 오해를 조장하는 근원은 바로 우리 시대의 두 가지 큰 신조, 즉 과학과 종교의 양립 불가능한 대립이다. 이 두 신조는 서로 근본적으로 대치되는 속성을 지니는데, ‘진리’에 대하여 전적으로 상반되는 배경틀 속에 자리잡고 있다. 과학은 삼라만상에 대해서 우리들로 하여금 완전한 비인격적, 물질적, 에너지 중심적인 해석을 받아들이도록 요구하는 반면, 종교는 이에 상반되는 관점으로 신앙심을 요구한다. 이 우주는 영적인 지성에 의해서 지배되는 것이기에, 그 존재의 의도에 따라야만 한다는 것이 종교의 논리다.
이 우주가 ㉠지고의 의도를 가지며 영적인 가치를 지니고 목적 지향적이며 보다 고상한 의의를 중요시한다고 생각하는 신조와, 우주에는 어떠한 영적 존재도 관여하지 않으며 몰가치적인 양자물리학이 철저히 지배한다고 생각하는 신조 사이에는 깊은 심연이 존재하는 것이다.
오늘날의 문명이 궁극적인 신념에 대해서 완전히 상반되고 서로 화해하기 어려운 두 개념틀을 기반으로 하고 있으며, 그 개념틀 속에서 진행될 수밖에 없다고 하는 점은 명백하다. 그러나 한쪽은 현대 과학의 입장에서 본다면 신뢰도가 결여되어 있다. 그 반면에 다른 한쪽은 인성에의 호소를 배격하고 일상의 경험과 상식을 무시한다.
(가) 나는 지난 수년 동안 그 양쪽의 영역을 각각 다르게 설정하고 그것들을 엄격히 구분하면서 두 견해를 모두 받아들이려는 노력을 기울였다. 도덕이라든지 종교, 또는 기타 인간적인 문제들과 관련되는 사안들이 포함될 때에는 내가 가진 과학적 입장은 잠시 덮어두어야만 했다. 이와 반대로 실험실에서 일을 할 때에는 어떠한 감정적·영적 설명도 모두 엄격하게 제외시켰다.
나는 이러한 이중적인 사고 방식에 바람직하지 못한 면이 매우 많다고 느낀다. 만약 위의 두 신념 체계가 모든 생물과 우주의 본성, 기원, 운명 그리고 그것들을 통제하는 힘의 원천 등을 고려하는 데 서로 직접적인 대립의 입장에 서고, 참으로 ‘서로 배타적인’ 것이 된다면, 확실히 무엇인가가 크게 잘못된 것이 분명하지 않을까?
윗글에서 과학과 종교를 대비시켜 설명하는 말로 잘못 묶인 것은?

① [과학] : 비인격적 / [종교] : 인간적

② [과학] : 몰가치적 / [종교] : 목적 지향적

③ [과학] : 에너지 중심적 / [종교] : 영적

④ [과학] : 물질 / [종교] : 생명

⑤ [과학] : 실험 / [종교] : 도덕

윗글의 과학적 신조와 일치하지 않는 진술은?

① 우주는 양자물리학으로 설명된다고 생각한다.

② 종교는 신뢰도가 결여되어 있다고 본다.

③ 일상의 경험과 상식을 무시한다.

④ 인간적 문제와 관련된 사안은 받아들인다.

⑤ 우주에는 영적 존재가 관여하지 않는다.

(가)에서 두 개념틀에 대해 필자가 취한 태도는?

① 대립의 해소

② 절충적 수용

③ 방편적 분리

④ 체념적 회피

⑤ 종합적 통일

윗글로 보아 종교에 대한 필자의 견해로 적절한 것은?

① 광범위하고 심각한 분열의 근원이다.

② 생물과 우주의 본성에 대한 유일한 답을 준다.

③ 과학에 가치를 부여하는 것은 결국은 종교이다.

④ 힘의 원천에 접근하는 데 크게 장애가 된다.

⑤ 궁극적으로는 과학과 대립되지 않는다.

윗글로 미루어 보아 필자가 윗글에 이어서 쓸 내용으로 가장 적합한 것은?

① 초자연적 현상들의 발생 원인 분석

② 두 신념 체계의 배타성의 바람직함 강조

③ 과학과 종교의 대립을 해결하는 대안의 제시

④ 생물학과 물리학은 상호 배타적이 아니라는 견해

⑤ 대립의 기원은 과학자의 신앙심 부족 때문이라는 주장

㉠과 바꾸어 쓸 수 있는 것으로 적절한 것은?

① 신의 섭리

② 질서의 변화

③ 상승의 목표

④ 무한대의 발전

⑤ 확장의 의지

[50~55]
다음 글을 읽고 물음에 답하시오.
(가)
인류가 신체적으로 진화하고 문화를 발달시킴에 따라 먹이를 획득해 온 기술과 방법도 바뀌어 왔다. 그 중에서 가장 원시적인 방법은 긴 구석기 시대 동안 계속되어 온 수렵과 어로 및 채집 생활이었다. 당시의 사람들은 산과 들에서 야생 동물을 사냥하거나 강과 바닷가에서 조개 또는 물고기를 잡아 먹고 살았으며, 야생 식물이나 그 열매를 채집하여 먹었다. 따라서 그들의 경제는 자연에만 의존하는 자연의 약탈 경제였으며 생활 도구도 조잡한 석기와 목기, 골각기 등을 사용하였다. 이러한 증거를 우리는 구석기 시대의 유물, 유적, 패총에서 볼 수 있으며, 오늘날까지도 수렵·어로·채집 생활을 계속하고 있는 미개인들의 생활을 통해서도 간접적으로 볼 수 있다.
(나)
수렵·어로·채집을 위해 이동하던 사람들의 집단은 규모가 작고 고립되어 있었다. 따라서 분업을 비롯한 사회의 문화가 이루어지지 않았고, 인구 밀도가 낮은 것이 특징이었다. 그들은 대개 동굴에 살면서 추위를 막아내기 위하여 입구에 불을 피우기도 했고 짐승의 가죽으로 옷을 만들어 입기도 하였다. 또 죽은 사람을 매장하고 거기에 그들이 쓰던 도구나 음식물을 부장(副葬)하기도 하였다. 그러나 자연 환경이 좋고 먹이가 풍부한 곳에서는 정착하여 마을을 이루고 살던 흔적을 볼 수 있으며, 수렵·어로·채집 생활을 그림이나 조각으로 나타내기도 하였다.
(다)
구석기 시대의 빙하기가 끝나고 기후가 따뜻해짐에 따라 동식물의 생활 환경이 바뀌었다. 이에 따라 신석기 시대의 인류 생활은 환경에 대한 새로운 적응의 양상을 나타냈다. 특히 중동 지역을 비롯해서 인간 생활에 유리한 몇몇 지역에서는 약 1만년 전부터 야생 식물을 재배하고, 야생 동물을 길들여 사육을 시도하였다. 인류 생활에 있어서 농경과 목축은 자원의 약탈 경제를 생산 경제로 바꾸는 계기가 되었다. 그러나 초기의 원시 농경에는 쟁기가 사용되지 않고 굴봉(掘棒), 따비, 괭이 등이 사용되었다. 또한 사육 동물은 있었지만 그것이 짐을 나르고 쟁기를 끄는 힘의 원천으로 이용되지도 않았고 중요한 식료의 원천으로 이용되지 않았다. 따라서 원시 농경은 생산력이 높지는 않았다.
(라)
동물의 힘을 이용하여 쟁기를 사용하는 집약 농경 시대에 이르러 비로소 농업 생산력이 높아졌으며, 식량의 잉여 생산이 가능하게 되었다. 이와 같은 농업에 의한 생산 기술의 발달을 고든 차일드와 같은 고고학자는 신석기 시대의 혁명이라고 말하고 있다. 그 이유는 이 시대의 문화가 그 때까지 전혀 없었던 새로운 생활 양식으로 들어가는 전환의 계기를 마련해 주었기 때문이다.
(마)
집약 농경을 시작하면서부터 인간은 한 지역에 정착하여 농업 촌락을 이루게 되었고, 사회의 규모도 커졌으며 토기를 사용하게 되었다. 농경으로 인하여 식량의 잉여 생산이 이루어지자, 부의 축적이 가능하게 되었으며 사회의 분업화와 전문화 및 교역이 발생하였고 계급이 분화되었다. 이 때부터 농업이 아닌 분야의 전문직에 종사하는 사람들은 농업에 의존하지 않고도 생활할 수 있게 되어 교역이 편리한 곳으로 모여 살게 되었다. 또한 인구가 증가함에 따라 여러 사회 조직과 정치 제도가 복잡하게 발달하게 되었다.
구석기 시대와 신석기 시대에 대한 진술로 윗글과 부합하지 않는 것은?

① 구석기 시대의 경제는 자원의 약탈 경제였다.

② 정착 생활은 신석기 시대에 처음으로 시작되었다.

③ 구석기 사회는 소규모의 미분업 사회였다.

④ 토기는 신석기 시대에 처음으로 사용되었다.

⑤ 불은 구석기 시대부터 사용되었다.

윗글에서, 생산 경제와 관련이 적은 것은?

① 계급의 분화

② 집약 농경

③ 기후의 변화

④ 가족의 형성

⑤ 정치 제도의 발달

(라)에 나오는 혁명의 문맥상의 의미와 가장 가까운 것은?

① 파천황(破天荒)

② 일취월장(日就月將)

③ 일파만파(一波萬波)

④ 청천벽력(靑天霹靂)

⑤ 평지돌출(平地突出)

윗글로 미루어 보면, 인류가 오늘날과 같은 생활 양식을 갖게 된 가장 근원적인 변화는 무엇인가?

① 식량의 잉여 생산

② 정착 촌락의 형성

③ 농업 생산 기술의 발달

④ 사회의 분업화

⑤ 농경과 목축의 시작

윗글로부터 이끌어 낼 수 있는 명제가 아닌 것은?

① 경제적 변화는 생활양식의 전면적인 변화를 가져온다.

② 문화의 발달은 인구 밀도의 증가와 관계가 깊다.

③ 농경 기술의 발달은 농업 생산력의 증대를 가져 온다.

④ 종교적 신앙과 예술의 발생은 상호 관련된다.

⑤ 수렵·어로·채집에 의존하는 현재의 미개인들의 문화는 구석기인들의 문화와 유사하다.

(가)~(마)의 상호 관계에 대한 설명으로 옳은 것은?

① (가)는 (나)의 전제이다.

② (다)(라)는 (가)(나)의 반복적 설명이다.

③ (라)는 (다)의 결과이다.

④ (라)(마)는 (나)(다)의 결론이다.

⑤ (마)는 (라)의 예시이다.

[56~60]
다음 글을 읽고 물음에 답하시오.
(가)
한국 음악의 미래상(未來像)에 대하여 논의할 때 이런 주장을 하는 이들이 있다. 우리 나라 사람들에게는 어떤 특유한 음악적 정신 또는 성향이 있는데, 장래 올 우리 나라의 민족 음악은 이러한 정신이나 성향이 적극적으로 반영된 것이어야 한다는 주장이다.
(나)
우리 나라 사람들은 음악에 있어서 흥의 요소를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며 또 우리 나라 전통 음악의 가장 독특한 면모가 흥이므로, 이 흥이 무엇이며 어떻게 표현될 수 있는가를 중점적으로 연구하여 앞으로의 음악에 반영시켜야 한다고 주장한다든가, 우리 나라 사람들은 서양 음악을 특별히 교육받거나 훈련받지 않았어도 어떤 노래든 우리 민족의 특유한 가락으로 바꾸어 부르려는 성향이 있다는 것이다.
(다)
이러한 주장은 일견 전통주의와 흡사하게 보인다. 즉 전통에서부터 한국 음악의 미래상을 찾아야 한다는 점에서 그러하다. 그러나 이러한 주장은 전통주의와 근본적으로 다른 점이 있다. 전통 음악을 그대로 한국 음악으로 연장하자는 것이 아니라 전통 음악의 정신이나 성향만을 선택하여 미래의 한국 음악에 반영하자고 주장하는 것이다. 또한 전통 음악의 실제를 그대로 계승하겠다는 것이 아니라 그 음악의 배면에 깔려 있는 어떤 것을 계승하겠다는 점이 바로 그것이다. 이들의 생각은 전통의 계승을 주장하면서 동시에 전통을 반성하고 있으므로 수정된 전통주의라고 할 수 있겠다.
(라)
이들 수정된 전통주의자들이 전통 음악의 실제를 계승하려 하기보다는 그 배면에 있는 정신이나 성향을 계승하려 하는 까닭은 무엇일까? 그것은 음악 그 자체보다는 음악적 정신이나 성향이 우리 민족에게 더욱 본질적이라고 생각하기 때문일 것이다.
(마)
우리 민족의 고유한 음악적 정신과 성향을 보다 투철하게 믿고 이것이 미래 한국 음악의 근간을 이루어야 한다고 생각하는 사람들은 바로 이 음악적 정신과 성향이 우리 민족의 속성과 같은 것이어서 민족의 혈통과 함께 ㉡여러 세대를 거쳐 변함없이 이어 내려갈 것이라고 믿는다.
㉠에 부합하는 행동으로 가장 적절한 것은?

① 큰며느리 춤추는 꼴 보기 싫어 굿 못한다.

② 남이 치는 장단에 엉덩이 춤 춘다.

③ 굿거리 장단에 어깨춤이 절로 나온다.

④ 굿 뒤에 쌍장구 치고 나온다.

⑤ 암행어사 행차에 삼현육각(三絃六角) 잡힌다.

(다)의 전통주의수정된 전통주의의 내용을 바르게 지적한 것은?

① [전통주의] : 한국 음악의 과거상 / [수정된 전통주의] : 한국 음악의 미래상

② [전통주의] : 흥의 요소 강조 / [수정된 전통주의] : 가락의 변조 강조

③ [전통주의] : 음악적 계통 추구 / [수정된 전통주의] : 민족적 혈통 추구

④ [전통주의] : 음악 그 자체의 계승 / [수정된 전통주의] : 정신과 성향 계승

⑤ [전통주의] : 고유한 음악 정신 / [수정된 전통주의] : 전통 음악의 악곡

㉡의 뜻과 거리가 먼 것은?

① 전파(傳播)

② 불변(不變)

③ 전승(傳承)

④ 보존(保存)

⑤ 지속(持續)

(가)~(마) 중 한 문단의 내용을 구체화하기 위해 <보기>와 같은 글을 추가한다면 가장 적절한 위치는?
보기
사람들이 부르는 노래는 쉽게 바뀌어도 그 노래를 부르는 심성은 좀처럼 바뀌지 않으며, 계층과 집단마다 다른 노래를 부른다 하더라도 우리 가락에 대한 우리의 감응 방식은 공통된다.

① (가)의 뒤

② (나)의 뒤

③ (다)의 뒤

④ (라)의 뒤

⑤ (마)의 뒤

사실에 대한 필자의 해석이 부각된 문단은?

① (가)

② (나)

③ (다)

④ (라)

⑤ (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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